바람이나 불륜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게 된 요즘
그 이전에 정신적 바람에 대해 고민하는 글을 썼던 게
23년도 6월 중순쯤인가.
그러니까 6개월 정도가 지난건데.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그 때 궁금해했던 건 왠만큼 했고,
그 분과는 그 때의 어색한 분위기 그대로다.
걱정했던(?) 바와는 멀게, 역시 난 너무 이성적인(?) 사람이라
애초에 너무 철벽치는 습관이 있어서 바람은,
피우려 작정해도 결국 내 습관이 철벽으로 막아버릴 것 같다.
그 때 해보고 싶다던 베이징뉴는
신기하게도 직장회식같은 모임이 있던 날
그 분 쪽에서 먼저 모두에게 그렇게 하셨고
그런 모임이 두 번이나 있었어서
처음엔 그럴 줄도 몰랐다가 이게 현실인가 싶어서 어버버 얼었고
두번째는 제대로 인사해드렸다.
그 중간 언젠가, 의도치 않게 연락처를 드릴 뻔한 적이 있었는데
나의 철벽 버릇은 여전하더라 ㅡ ㅡ;;... 패시브 자동 발사
내가 관심을 많이 가진 어떤 같은 주제에 대해 얘기하다가
그 분도 거기에 관심이 있으셔서
정보공유 차원에서 그 분이 알려달라면서
그 분이 주로 쓰는 메신저가 나한테 있냐고 물으셨는데
하필 그 메신저가 내가 안쓰는 어플이어서
안쓴다고 했더니, 그럼 번호를 찍어달라 하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그 분이 내민 폰에 번호를 찍다가 생각해보니
난 번호가 있다해서 연락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연락을 이어가는 것도 귀찮아하고,
그러면 오히려 단발성 정보교환선에서 끝내는 게 낫지 싶어서
찍던 중에 멈추고,
내 폰 화면으로 검색한 정보를 그분이 사진 찍어가시면 된다고
바로 화면을 돌려드렸다.
그 분도 내 예상대로 지켜야 할 선을 잘 아시는 분이고,
또 굳이 내 번호가 목적도 아니셨고,
눈치나 센스도 좀 있으신 분이라
바로 수긍하고 해당 정보만 찍어가심.
난 추근덕대거나 선 넘는 사람이면
좋아했어도 그걸 느낀 순간 바로 비호감 전환인데,
선과 거리를 지켜주는 사람이면 내가 팬클럽 가입함.ㅋ
추근덕 댈 것 같은 사람이었으면 애초에 괜찮아 보이지도 않았겠지.
암튼 여차저차해서 오히려 그 때 글 썼을 때보다
더 멀어지면 멀어졌지
가까워지지는 않은 것 같다
근데 그 분 취향 은근 나랑 비슷한 게 많다보니 호기심은
계속 드는데, 그런데도 그런 취향 얘길 나누질 못해서 답답.
그 이유는 내 청력? 주변에 소음이 있으면 잘 안 들림.
플러스로 그 분 특유의 영어 악센트...
도저히 못 알아듣겠음...
서로 말을 해도 ?????? 이렇게 되니까 그냥
말할 기운도 안 나고 김 새고 애초에 말할 의욕이 안 생김.
말 해봤자 어차피 서로 이해 못하거나 안 통할 거 아니까.
걍 간단한 안부 묻는 대화밖에 안함.
취향이 비슷하단 건 어떻게 알게 됐냐면
다같이 모였을 때 음악 신청곡 그런 거 각자 요청할 일이 있었는데
내가 아주 예전부터 긴 기간 상당히 좋아라해오는 밴드를 콕 집어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다 라고 말씀하시거나,
각자 음식 가지고 올 일이 있었는데
내가 좋아라하는 마트에서만 파는
그것도 딱 그 브랜드의 그 제품을
그 분도 나도 자기가 좋아하는 거라고
뭐 짠 것 마냥 같은 걸로 사왔던 것.
그 이전에 당연 그 음식이나 다른 음식 비슷한것 조차도
서로 의견을 나눠본 적이 없음.
그러니 너무 신기한데,
뭐 근데 공통점이란 건 짜맞추기 나름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더 얘길 나눠보고 싶고
위의 것 말고도 공통점이 있는데
노는 것에 은근 진심이라
그에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 수 있는 친구정도로
지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근데 의사소통 상태를 보면
그럴 의욕조차 뚜......욱 떨어져버려서.
요즘은 그냥 포기.
그냥 원래 하시던 대로 일 열심히 센스있게 잘 해주시고
걍 원래대로 크게 말 많이 해주시고
원래대로 잘 웃어주셈.
그거면 모두가 행복할 듯.
암튼 그 분에 대한 건 여기까지고.
인터넷 글들 보다보면 유부남과 끝까지 간 사람들 왜케 많지.
누구라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그 사람들을 욕하거나 잘못했다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그런 글 들 중에서도 말하길
본인이 그 주인공이 되는 날이 생길 줄은 몰랐는데
겪어보니 불륜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블라블라...
이런 오글거리는 얘기는 별 관심없고. 뭐 늘 그렇지.
내가 하면 로맨스고 옆집 순이가 하면 불륜이지.
자기 감정에만 특별한 태그를 붙이는 거
아주 웃기는 행동이라 생각함.
근데 그래. 누군가를 좋아할 수는 있지. 그건.
다만.
그런 글들을 보다보니 유부남의 애를 가졌어요 같은 글은
상당히 난감하다.
아니 대체 뭘 믿고 대비를 안한거야.
본인 생리주기 정도는 알 거 아닌가.
여기서 드는 생각은.
본인이 하는 짓이 리스크 있는 불장난임을 생각하지 않고
정말 해피에버애프터 같은 엔딩이라 생각하고
그 남자의 유전자를 갖기 위해
도박을 하려던 건가? 아니면 단순 실수인건가?
아니면 생존을 위한 본능적 행동인 것을 그 사람 본인의 의식이
따라잡질 못해서 본인의 행동의 원인을 파악 못하는건가.
또 웃긴 게
저렇게 대책없이 임신까지 했다는 여자들의 글도 좀 노답이지만.
유부남들이 스스로 자뻑하면서 여자들은 유부남을 좋아하죠?
이런 답정너 글들도 은근 꽤 많았다는 거에서 충격.
아니. 이 놈들아.
너네가 유부남이어서 좋아한 게 아니라
너네가 미혼남과 다르게 자존심도 없이 껄떡대고
좋다고 매달리니까 좋아졌거나
시간과 나이를 기반으로 세워진 경제력 및 멘탈을
대놓고 광고하고 꼬시니
미혼남이 같은 조건이면 미혼남 고르지 너넬 고르겠니.
보통은 그런 여유가 결혼 후에 만들어지는 것인데.
너네 부인이 만들어 준 울타리에 감사해야지.
멍청한 것들...
물론 개중엔 진짜 부인이 거들떠도 안보고
분위기를 띄워주지도 못하고 여유는 커녕 더 짐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진짜 그런 경우면 남자들이 하도 시달려서
바람이나 불륜은 커녕 여자는 쳐다보기만 해도
지겹고 이가 갈릴건데.
결국 바람피우는 건 그냥 버릇이고
변명거리는 뭐든 갖다붙이면 장땡.
이해할 수 없는 건, 유부남인 걸 숨긴 유부남이 가장 나쁜 놈인데
그걸 발견한 부인들의 태도랄까.
상간녀라면서 상대여자만 나쁜 년 몰아가는데
가장 나쁜 놈은 니 옆에 있는, 그 상대여자와 너님을 속인 그 놈이라고.
진짜 머리가 멍청하니까 이 간단한 걸 모르고
그래서 그 남편이 바람을 피우나 라는 생각까지 들 뻔.
물론 나쁜 건 바람피우는 그 사람이란 걸 알지만.
볼 때마다 답답.
그래놓고 정답인 것 마냥
유부남을 만나는 미혼녀들에게, 라는 제목으로 쓴
아주 길고 긴, 본인들 입장만 잔뜩 내세워서
상대 여자를 걱정하는 척하지만 엄청 가스라이팅에 후려치는,
결국은 본인들은 피해자고 너년은 나쁜 년이다,
라는 그런 글을 엄청 퍼나르기로 여러 군데 올려놔서
어딜가도 그 글이 보였는데.
그냥 내 눈엔 그 여자나 부인된다는 본인이나 똑같고.
아니 그 바람피운 남자나 본인이 똑같으니까 만나서 사는거고
결국 자기입장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같은 인간,
끼리끼리 잘 만났던거라고 생각됨.
속인 자기 남편부터 쥐어잡아야지
왜 그러려니까 남편은 강자라서 잡기 쫄리나?
전형적인 강약약강.
상대적 약자이면서 결국 피해자인 상대 여자한테
내 남자 놓아라, 꼬시지 마라, 애먼 화풀이.
뭐 본인 남편이 확실하게 선 긋는데도
상대여자가 난 네 자리 대신 꿰찰거다
니가 이혼해라, 이런 경우라면
이 @(^-#(@)@%ㄴ이 이러면서 머리끄댕이 잡아도
상대 여자가 할 말 없는게 맞지만
보통 실수했음을 알고 미안해하고 가정 깨뜨릴 생각 없다는데도
본인 분을 못 이겨서 불쌍한 상대 여자한테 난리치는 거는
좀 이상해보임. 남편을 잡는 게 맞지.
그냥 어쩌다 우연한 기회로 외도와 불륜에 호기심이 생겨서
이런 평소에 보지도 않을 글들을 와르르 읽다보니
내 정신이 이상해지려함.
왜냐면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음.......
그들 눈엔 내가 이상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뭐.
아니... 그럴거면 결혼 왜 했어 싶은 사람들 너무 많고.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에도 폭발하는 사람들 많고
또 이 정도로 그렇게 서운해한다고? 뭐 맡겨놨어? 싶은 경우도 있고
자기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까지 잘 모르고 있다고? 싶은 경우라든가
이건 좀 심리치료를 받아야겠는데 싶은 경우라든가.
뭐 별별 케이스가 많아서 생각이 많아짐...
정답은 없는 일이긴한데.
난 그냥 기도해야지.
나는 이런 일에서 계속 멀리 있게 해주세요.
오늘 에드시런의 Thinking out loud를 가사보면서 듣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왜 눈물이 흘렀는지는 나도 모른다. 근데 그 때 나온 가사내용이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당신의 다리가 더 이상 지금같이 않게 변하고
언젠가 내가 기타를 지금처럼 치지 못하는 날이 와도
당신은 지금 내 입술의 느낌을 기억할건가요.
나는 80세가 되어도 23세때처럼 당신을 보면 가슴이 뛸 거에요.
글쎄 또 이걸 쓰는데도 눈물이 난다. 대체 왜지.
노래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서인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름답다.
그런데 잠깐 한 때 반짝하는 것도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끝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데.
어쩌면 그 허무함과 아름다움 사이의 간극에 있는 슬픔을 본 것일까?
사람들은 다들 영원을 말하고 그럴 것처럼, 또 그걸 추구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은 아주 적다.
그런 노스탤지어 같은 혹은 신기루 같은
하지만 믿고 싶어지는 그 말들이 갖는 허무함과 환상 때문인가.
저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는데
짝꿍이 나처럼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글썽글썽한 눈으로
내 옆으로 와서는
"양파를 썰다보니 눈이 너무 매워 ㅠ... 보호 물안경이 필요해 ㅠ..."
이러는데 ㅋㅋㅋ 으휴 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사랑 ㅋㅋㅋㅋ
이유는 달랐지만 어떻게 알고 같은 타이밍이 눈물 주르륵이니. ㅋㅋ
웃기면서도 귀엽고.
짝꿍은 내가 눈이 촉촉한 걸 보더니 기분이 이상했는지
괜히 한 마디 더 던져본다.
"파스타 했는데 먹을래?? 얼만큼 먹어?"
우리 80세에도 이랬으면 좋겠어.
가끔 아님 종종 주변의 매력적인 사람들의 매력이 보이고 흔들리더라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