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끄적거림

사주가 신기하긴 신기하다

J_the NT 2024. 1. 20. 23:20

확률적 통계긴 하지만.

난 내 사주에 연살과 화개살이 있어서
남들을 끌지만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좋아하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엔 능하고
인기보다는 예술쪽으로 취미를 갖기 쉽다 그렇게만 알았는데


그 유행하는 사주어플을 친구가 알려주길래
거기 있던 도화살을 해보니
카나비스, 월장도화가 나옴.
그 어플 맞긴 맞는거? 엉터리 아니야?


월장도화가 뭐냐면,
나를 보고 싶어서 담을 넘어서라도 오려는 이성이 많다네.


웃긴 게 실제로 날 보려고 담을 넘어왔던 사람도 있었긴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시 생각해도 웃기네
싫거나 무섭거나 그런거보다 난 걍 그런게 귀여움.
집착으로 번지지 않게 알아서 철벽치는 방법도 알고 있어서.



왜 이 얘길 하게 됐냐면.
오늘도 외출했다가 세 남자로부터 대시를 받고;...
전에도 시티 놀러갔을 때 무슨 축제에서
멀쩡하게 생긴 어떤 라틴계 외모의 남자가
날 따라오면서 시간 있냐고 같이 커피 한 잔 하자고
그러다가 내가 손 들어서 반지 보여주니까
놀라서 전화를 어디론가 걸면서 도망가고



또 전에 시티에서 시티 주변부 옵샵 찾아가는 길인데
어떤 호주인 같은 아저씨가 ㅡ ㅡ... 내 옷 너무 환상적이라면서
길을 한참 따라오면서 자기랑 커피 한 잔 하자고 또 그러고
뭐 맨날 커피야. 난 물이 최곤데.
어디 가는 중이라 바쁘다고 후다닥 튀었음



글구 전에 친구가 놀러왔을 때도 머리 묶고 친구랑 같이
초밥사러 갔는데 거기 스시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귀여운 남알바생이
묻지도 않았고 그냥 초밥 고르느라
초밥들 보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머리 묶은 거 진짜 예쁘다며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주고
이거는 좀 기분 좋았음 ㅋㅎㅎㅎㅎ



오늘은 뮤지엄 내가 꼭 가고 싶어서 벼르던 전시를
드디어 가게 됐는데
신나게 둘러보던 중에 거기 직원 중 내가 본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키가 크신 아랍왕자처럼 생긴 분이

내가 보던 그 전시품을 보면서 그거 맘에 들면
이것도 맘에 들거라면서 자길 따라오라고
그래서 나도 막 와 공짜 안내해주네 하고 따라갔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이라면서 두 작품 소개해주더니
(마침 내가 좋아하는 색 조합과 스타일의 작품이긴 했음, 취향 저격 제대로, 지렸다)
이거 전시 밤 늦게까지도 하는 중이라고 안내도 해주고
어디 사냐고 학생이냐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서
자기가 그런 작품들 소개 잘 알고 사진도 찍는다면서
인스타 친구하자고 함.



근데 아까 내가 봤던 그 도자기 작품에 작품 설명이 없었어서
그게 어딨지 하고 찾아보던 중에 갑자기 안내 받은거라
오 이 분 인스타에 그런 정보가 있다고? 하고 혹해서
인스타 친구맺고;
근데 다른 일정 가는 길에 메세지 와서는
오늘 혹시 시간 되냐고 커피 한 잔(그 놈의 커피...) 하자고
어디로든 자기가 보러 오겠다며 그래서
난 오늘 전시가 양도 많고 중간에 방해 받으니
제대로 다 보지도 못했어서
나중에 전시 이거 한 번 더 볼 생각이라고만 얘기함.
언제든 올 때 얘기해달라며 대화 종료.
근데 이 분은 일하는 중이면서 왜케 칼답인지;;;



글구 선상 라틴 파티가 있었는데
거기서 남자 두 분이 .
한 명은 자기가 멜번서 21년 째 치과 의사 하고 있다는 46세인데 남편이랑 언제 결혼했냐고 묻더니 애 있냐길래 없다하니 좋다함.
그러더니 잘됐다고 자기 전 여친 한국인이었다며 이름까지 알려주고 자기한테 오라함. 자긴 너 남편과 다르게 춤 좋아한다고, 춤 같이 추자고. 근데 내 짝궁은 춤을 안 좋아해도 귀엽고 예쁜데 넌 아니야...
애 가지려고 남편이랑 열심히 하고 있다 했는데도
섹시하다면서 자꾸 느끼하게 가까이 오고 들러붙길래
배가 지도상에 어디있나 확인시켜주고 곧 돌아갈거라며
이상한데로 간다고 헛소리하고
다른 사람 붙여주고 호다닥 튀었음.



또 다른 분은 정말 나처럼 춤이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 온 분 같은데
별로 흑심없어보이고 모든 남녀노소와 춤추고 걍 돌아다니면서 소외된 사람 있으면 냅다 끌어다 중앙으로 던져놓는;;;;
그리고 춤 리드를 되게 능숙하게 잘 하는 분이었는데
내가 앉아있을 때마다 자긴 누가 여기서 앉아있는 꼴 못 보겠다면서 당장 일어나 이러면서 자꾸 춤 신청을 해대서 그 4시간 만에 만보 넘게, 아니 만보가 뭐임. 스마트워치에 거의 2만보를 찍게 만드심.
아니 리마 자비 좀. 내 발바닥 불나열.



정말 빙글빙글 미친듯이 돌고 돌고
아 오늘 그 분은 리드를 진짜 잘하셔서
그 전에 계속 실패했던 회전하며 어깨미는거랑
갑돌이갑순이 어깨 응응 고개 모드같은 동작 둘 다 성공했다.



그 분은 갑판에 쉬러 나가있는 사람들까지 다 찾아다니면서 다 춤을 추게 만드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 웃경 ㅋㅋㅋㅋㅋㅋ
이란에서 오셨다는데 난 라틴분인줄ㅋㅋㅋㅋㅋ
춤을 잘 추길래 춤 어디서 배웠어? 물었더니
자기 유전자에 원래 있었단다 나 참.



이 분 저 분 다 춤추러 다니던 그 분
나한테 남편은 왜 안 왔냐고 하길래
울 짝궁 춤 추는 거 시러해서 혼자 왔다 했더니
같이 오자고 하라고,
아니 이미 여러번 꼬셨지만 실패했음돠.
성공했음 벌써 여기서 같이 춤추고 있었겠쥬?



암튼 그 분도 잘 배우는 내가 대견했는지
내가 좋다며 엄지 척. 나도 선생님 잘 만났다고 엄지 척.
걍 거기까지였음 ㅎ 재밌었다뤼.



근데 웃긴게 저 월장도화를 가진 경우
빼어난 외모를 가진 경우가 많다는데
난 걍 평범함.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않았는데 엄청 예쁜 것도 아님.
키 184에 훈남인 애가 날 평가하길
연예인이 A+이라 칠 때 B+정도 된다고 했음.


근데 사주가 신기하다고 생각한 건
평범 외모에 내가 뭐 굳이 말을 건 것도 아니고
꼬시려고 먼저 다가간 것도 아닌데
먼저 다가와주는 남자들이 꽤 많았다는 거고.
(뭐 이건 여자들이면 대부분 겪는 일이겠지만)
평범한 외모인데도 남자들이 섹시하다고들 많이 얘기해줌.
왜지? 내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것도 아니고
엄청난 노출을 한 것도 아닌데?


오늘은 그나마 이해가 가는 게,
긴 검정 레깅스에 위에는 나시입고 거기 점퍼 걸치고 감.
춤출 땐 의자 자리 지킴이로 놓을 게 필요해서
점퍼를 벗어서 거기 냅두느라 나시차림이긴 했지.
근데 거기 여자들 대부분 다 그런 차림이었는데.
미니스커트와 탑들의 향연이었는데. 왜날뷁????


그래서 느낀 게 진짜 뭐 사주 그런 기운이 있나???
글구 내 쪽에서도 싫지 않음. 이게 뭐냐 그
경험상 남자들이 늘 친절하고 잘해주고 그러니까
다가와도 귀엽게 보이고
나한테 먼저 잘해주는만큼 나도 고마우니까
우쭈쭈하는 식으로 대하게 됨.


그리고 새로움을 주는 사람은 언제든 좀 설레는 게 있긴 하지.
특히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매력을 어필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자신감이랄까, 그래 어디 보여줘봐, 라는 맘도 들고 뭘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해지기도 함.
이건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인간 공통의 특성일지도.
누구나 유혹받고 싶어하는데 의식적으로는 아니라고 함.


그 유혹해오는 대상이 반드시 사람은 아니더라도
인간은 새로운 물건들, 차, 가방, 이성,
새로운 나라, 새로운 경험, 새로운 일,
그 외에도 많은, 같은 일상의 지루함이나 익숙해짐에서
끌어내주며 시원하게 유혹해오는 것들을 좋아함.
그건 본능적으로 무의식에 새겨진 거니까.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개체만 살아남아 왔고
그게 종족 번식에 바람직 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새로운 것에 유혹되는 것이 자연스러움.



뭐 암튼
물론 그러다가 나한테 느끼한 멜로눈빛 날리거나
선 넘어서 과하게 들이댄다 싶으면 도망 ㅌㅌㅌ 하거나
이성으로 보는 게 확실해져서 질척대거나,
좀 싫은 행동을 하면 바로 개정색을 하기도 하지만.
친구로는 얼마든 환영임돠.
내가 이 세상에 대해 모르는 걸 많이많이 가르쳐주세요.



암튼 그냥 좀 신기했음.
글구 재밌었음.
예전에 데스파시토 로마남에 이어서
화병 멜번의 카타르남.
이런 식으로 추억거리 하나씩 생기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생이 좀 재밌어지는 것 같음.
예쁘게 봐주시고 친절히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참. 오늘 일은 취소됨.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있었던 보고싶던 그 공연이나 가는건데.
까비까비까비까비. 아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