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달라는 인팁?
경험 상 그런 거 없습니다
검색 키워드에 그런 게 떠서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하는 마음에 쓰게 된 글인데
주변에 정식 검사인 인팁이 두 명 있고
16퍼스널 인팁 T가 한 명 있는데
난 이들이 주변에 뭘 빌려달란 얘길 하는 걸
10년 넘게 알도록 단 한 번도 본 적 없음
그만큼 자존감과 독립심이 강하고
다들 약한 소리 하는 걸 실제적 데미지 입는 것보다
더 싫어함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ㄴㄴ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인팁들은 보통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고
그게 잘못되더라도
그것만큼은 내가 선택한건데,
하면서 그에 대해서는 자기가 다 짊어지고
가려하는 모습이 조금 있음.
물론 남이 시킨 일에 대한 책임감 따윈 1도 없음.
누구에게 뭘 부탁하거나 시킨다는 건
그 시키는 사람에게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임.
그리고 누구보다 자기 힘든 이야기를
주변에 하는 걸 정말 싫어함.
그래서 힘든 일을 이야기 하는 인팁을 본다면
그건 분명 현재형이 아니라
이미 다 해결된 후의 과거형 이야기일 것임.
근데 난 아직까지 인팁이 짜증나고 화나는 일을
막 크아 뿌아 크아아앙!!!이러면서 말하는 건 많이 봤지만
(이렇게 막 분노 표출 하다보면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현타오는 시간이 빨라져서
스스로 한심해서 빨리 배출하고 원래대로 돌아오게 됨)
정말 힘들고 괴롭고 죽을 것 같다 뭐 이런 걸 터놓는 건 잘 못 봄.
아주아주 찐친이라 생각한 사람에겐
아주 넌지시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를 정도의 농담으로 흘릴 수 있음.
예를 들어 내가 10대 때 진짜 죽고싶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찐친에게 웃으면서 농담하듯,
"야 편하게 죽는 방법 너가 아는 거 뭐 있어? 너는 추리소설 쓰니까 그런 거 잘 알지 않아?"
이랬는데 그 찐친이 눈치가 의외로 너무 빠른 애여서
똑같이 농담처럼 주르륵 모든 죽는 방법의 문제점만 좔좔 읊더니
뭘 다 안다는 듯 가만히 내 어깨를 토닥여주고 감.
그 친구에게 어떤 일이 있었다 말한 적도 없고
지금까지도 그 친구는 자세한 정황은 모름.
그리고 내 주변 인팁들도 분명 힘든 티가 많이 나는데도
절대 죽어도 도와달란 말을 먼저 잘 못하고 안 함.
이걸 잘 하는 인팁이 있다면 최소한 30대 후반 이상이거나
아니면 인생에 엄청난 일을 겪은 후가 아닐까 싶은데
근데 뭐 왠만한 사고든 뭐든 당한 후라도 얘기 잘 안하더라.
글구 나만 해도 병원에 2주간 입원한 적 있는데
입원했을 땐 아무한테도 얘기 안하고
퇴원한 후에 친구들한테 그 때 병원에 있었어,
지금은 다 나아서 괜찮음 ㅇㅇ
이랬더니 친구들이 병문안 올 기회도 안주냐고
배신이라며 부들부들 떨었음.
그런데 인팁은 이런 얘길 안하는 이유가
남에게 피해주는 것, 폐 끼치는 것,
내가 남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또 남이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
이 모든 게 다 싫고 불편함.
그래서 조금이라도 남이 불편해할 듯한 상황,
내가 남이라면 겪었을 때 곤란할 것 같은 상황을 잘 안 만드려 함.
이거는 잇팁하고는 좀 다른데.
잇팁은 저런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해결해나가야지 뭐 이런 게 더 강한 것 같지만
인팁은 애초에 그런 마음보다도
남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큼.
내가 입원했다고 말했다면 친구들은 바쁜 상황이고
다들 일 다니고 바쁘고 그런데 그 와중에
시간을 빼서 굳이 가지도 않을 병원까지
또 뭐 사들고 가지 고민을 하게 되고
굳이 와서 거기서 시간을 보내는 등 귀찮은 일을 하게 됨.
차라리 모르면 맘이 편할 수도 있음.
그래서 굳이.
뭐랄까.
내 남편이라든가 내 가족처럼
내가 상대에게 폐 끼친만큼
상대가 나에게 폐를 끼쳐도 그걸 다 서로 갚아가는
그런 관계면 폐 끼쳐도 그닥 불편하지도 않고
내가 그만큼 길게 오래오래 갚아주면 되니까,
하고 편하게 생각하지만
가족이란 관계를 벗어나서, 아니 심지어 가족이라도
내가 폐를 끼친 것 이상으로 상대에게 내가 한 게 이미 많은
그런 경우가 아닌 이상은 과한 친절을 받는 것도 조금 부담됨.
그리고 약간 심리학적인건데.
사람은 자기가 도움을 주거나 시간 노력을 쏟으면
그만큼 상대에게 더 마음이 가게 되어있음.
인팁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관심받는 것도 별로 안좋아하고
상대가 날 그만큼 막 생각하고 가까워지려하는 게 불편함.
아니 그렇다고 친한 사람도 없고 이게 아니라.
관계가 불평등해질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최대한 안 만들려고 하고
구속되지 않은 평등한 상태로 교류하길 원함.
이런 위의 여러가지 이유로,
인팁은 돈을 빌려달라거나
잘 빌려주지도 않음.
차라리 자선단체에 익명 기부를 하면 했지.
어떤 놈들이 인팁의 이름을 팔아서 돈을 빌리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인팁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았으면 좋겠네.
내가 아는 그런 인팁은 적어도 내가 10년 이상 알아온
찐팁들 중에도 없고 걍 인팁 중에도 없...
근데 그 퍼스널리티인팁t는 가끔?? 종종?? 징징거리긴 하드라.
신세타령할 때 얘는 인팁이 맞나 싶을 때가 많긴 했음.
물론 대놓고 본인 얘기는 안하긴 하는데.
보다보면 인픕 느낌이 더 많이 남.
왜 이 생각을 하냐면 얘 빼고 정식검사 찐팁들은
(나도 그런데 이 아이들은 학교시절부터 검사 여러번 해도
단 한 번도 다른 유형 안 나오고 계속 인팁만 나옴)
진짜 징징거림 1도 없음.
아니 위에 썼듯이 분노한 상황에 대한 용트림 빼고.
자기가 다리가 부러졌어도
다 낫고 몇 년 지나서야 알려주고
집을 샀어도 한참 후에서야 놀러와~해서 보면 집 샀고
애초에 별 소식도 안 들리고 표현도 거의 없지만
자기가 행복하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음.
암튼 애들이 다 이런식이라.
돈 빌려달라는 인팁? 거르세요.
유형 떠나서 좋은 인간은 아닌 것 같음.
난 절대 돈 거래는 안함.
친구가 개인적인 물건 사겠다고,
뭐 구두나 가방 같은 그런 쇼핑물품 사려는데
당장 돈 없어서 빌려서 사겠다고 하면
엄청 한심해보임.
절대 안 빌려줌.
그리고 그런 일로 빌려달라 한 적도 없고.
그런데 친구가 당장 출근할 차비도 없다면
교통카드 충전해줄 수 있음.
빌려주는 거 아니고 이건 그냥 우정의 표시로 그냥 줌.
당장 먹을 것도 없는데 일할 의지가 충만하고
어떻게든 혼자 일어서려는 노력이 보임,
그러면 밥이든 식재료든 한 두번은 사줄 수 있음.
근데 위에서도 말했듯이,
인팁은 독립심과 스스로 일어서서
인간답게 자기 삶을 잘 살아가는 모습을 중요시여김.
그래서 한 두번은 정말 힘들 땐 도와주는 거 아무렇지 않지만
세 번 네 번 기대려 하면 바로 냉정하더라도 쳐낼거임.
혼자 일어설 만큼만 잡아주는거지
그 사람의 부목이나 신체의 일부가 되어줄 수는 없음.
일어서서 걷는 건 결국 혼자 스스로의 힘으로 해야함.
이런 독립심이 보이지 않는 인팁이라면
인팁 아닙니다.
인팁=고양이
라고들 하잖음.
고양이가 언제 자기 사냥 도와달라는 거 본 적 있음?
사냥은 아무도 모르게 샤샤샥.
그러고 사냥물을 보며 뿌듯해하지만
남들 앞에선 사냥 안할 것 같이 사뿐(?)하게 다니는 게
고양이들인데,
난 이게 인팁이랑 좀 비슷하다고 많이 느꼈음.
인팁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꽂히면
엄청난 성과를 내면서도 그걸 굳이 알리고 다니지 않음.
그리고 본인의 일을 하는데에 있어서
남에게 도와달라고 징징거리지도 않음.
알아서 잘 하고 끝낸 후에는 말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유형을 떠나서 돈 거래는 하는 게 아니라고 했음.
걍 돈에 있어서는 빌려줄 땐 준다고 생각해야지,
그런 생각으로 빌려주는 게 아니면 안 빌려주는 게 맞음.
암튼 그렇습니다.
짝퉁인팁에 주의하세요.
아
다 쓰고 생각해보니 인팁이 돈 빌려달라고 말할만한
그런 상황이 있긴 함.
언제냐면,
나는 상대가 너무 별로인데
상대가 나를 너무 귀찮게 해서 그 사람과 연을 끊고 싶을 때.
어차피 좋은 관계는 아닐거임.
그러니 돈 빌려주지 말고 끊어내는 게 맞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