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끄적거림

온가족이 함께 받는 마사지?

J_the NT 2021. 1. 22. 22:41

사람 얼굴과 이름 매칭 및 안면인식장애라도 있는지 한두번 본 고객인데도 처음 본 것 같은 때가 많았어서 이제부터라도 얼굴을 기억하려 노력중이다


오늘은 어깨 아프시다는 마크님이 오셨는데
오전에 마사지 받고 흡족하셨는지 오후엔 와이프 L도 와서 받으셨다
그걸 본 O가 한 마디 하길 온 가족이 다 너한테 마사지 받네!


유쾌한 O씨
초반에 괜한 오해로 또라이로 잘못보고 너의 진가를 몰라봤다 미안


오너 J가 한 말이 자꾸 생각난다
시간 넘겨서 마사지 더 해주는 건 다른 마사지테라피스트들에게 있어서 불공평한 거라고.

근데 내가 생각하기엔 그게 왜 불공평하지 ? 싶다

왜냐면 오너 J는 같은 샵 내에서 시간 길게 해주는 마사지테라피스트가 있다면 사람들이 그 테라피스트만 찾을테니 다른 테라피스트들에게 불공평하다고 말한거지만

마사지를 오래 해보면 알듯이 마사지는 자기 몸과 체력을 배터리처럼 써가며 하는 일이라 무한정가능한 게 아니다
그런 한정된 에너지를 시간보다 더 많이 어떤 고객에게 필요 이상 투자한다면 그건 자기가 자기배터리를 더 빨리 고갈시키는 일이라 길게 봤을 때 다른 손님 받을 여력이 없어지는건데 그게 왜 다른 마사지사들에게 불공평한 일이라는건지.

그리고 마사지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데 그냥 시간만 길게 해 준다고 손님들이 재예약을 할 리는 없다
다만 어쩌다 다시 방문했을 때 그 마사지테라피스트를 지명할 수야 있지만 어차치 그러면 그 테라피스트는 그만큼 자기 시간을 예전만큼 들여야 그 고객을 붙잡을 수 있을테니 어차피 본인손해다

경험한 바로는 보통 손님들은 자기가 원하는 가려운 부분이 확실히 긁어졌다고 느껴서 뭔가 해결을 받았을 때 그 테라피스트를 다시 찾는거지 단순히 평범한 마사지를 받았다고 느끼면서 그 사람을 다시 찾는 건 아닌 것 같다. 누구한테 받아도 상관없는거 아닌가.

내가 마사지를 하고 내가 나를 피알하지도 않고 먼저 이름을 말한 적도 없는데 고객쪽에서 이름 물어봐서 명함을 알아서 챙겨간다면 그게 단순히 내가 시간을 길게 해줘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내가 시간을 더 길게 들이는 이유는 손님 잡기 위해서도 아니고 이 고객이 어딘가 아픈데가 있고 엄청 뭉쳐있으면 그걸 푸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렇다고 시간 다 되서 땡 했다고 하던 걸 다 내팽개치고 마사지 끝났어요 하는 것도 황당한 거 아닌가.
그렇게 되면 고객 쪽에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같은 일 하는 동료끼리의 불공평한일과 고객에게 불공평한 일 중 어느것이 우선순위일까? 난 고객이라 생각하는데.

물론 나도 이익을 취하기 위해 시간 질질 끌며 우려먹으려는 손님이 있으면 일부러 더 정각에 끝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아픈 곳이 있고 내가 적어도 어느정도까지는 확실하게 풀어줄 수 있다면 나는 그만큼은 결론을 내 주려고 하는 편이라
내가 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예상해서 고객에게 해주려던 걸 못끝낸 경우는 서둘러서라도 시간이 조금 지나더라도 해주려고 한다

그걸 가지고 시간이 길어졌네 제 시간에 못 끝내는 프로답지 못한 일이네 다른 마사지사들에게 불공평하네 어쩌고 하는데. 나는 마사지에서 프로가 될 생각이 없다.

적어도 내가 의사 물리치료사는 아니지만 내가 이래저래 공부한 것, 내 몸으로 해보고 효과보거나 느낀 것을 통해 똑같이 힘들어하고 아파하지만 병원에서 해결받기 힘들어서 마사지받으러 온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거면 행복하다

그 분들은 병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그래도 시간당 거의 10만이지만)
고통을 덜고, 나는 그걸 도와드리고 경제적 이득과 보람,기쁨을 얻고
윈윈게임이다 나는 정말로 윈윈게임이 좋다

그나저나 오너J도 반복해서 자꾸 저렇게 말하는 거 보면 한 소심 하는데
나도 자꾸 반복해서 저렇게 말한다고 담아두다니 역시 소심.



오늘 끝나는 시간 쯤엔 늘 오던 꼬마같은 좀 이상하신 그분 레이디가 오셨는데 두피에 근육이 있다고 하시는 그분;;
암튼 자주 오시는데도 이름을 몰라서 오늘은 물어봐야지했는데
아공 발음 참 희한한 이름이었더랬다 항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