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좋아하고 아끼던 사람이
현재 행복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을 보니 맘이 불편해진다.
알 수도 있을 사람에 뜬 것을 오랜만에 궁금해서 눌러봤는데
괜히 눌러봤다 싶다.
역시 판도라의 상자는 닫아서 고이 깊은 곳에 두는 것이 최고다.
그런 건 열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현재 짝꿍을 만난 후로 늘 하이한 상태로
세상 어두움 하나도 모르고 살아온 듯이 살았어서
오랜만에 마주한 우울의 철학은
어두웠고 추웠던 그 마음, 그 때의 시간을 다시 느끼게 하네.
그러고보면 감사하다.
현재의 내 짝에게.
세상을 밝게 보는 법을 가르쳐줘서
단순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것이고
아주 간단한 지름길일 수도 있단 걸 깨닫게 해줘서.
복잡한 생각은 인생에 하등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래. 아마 그 과정을 통해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파악하고 깨달았는지는 모르지만.
우연히 건너 아는 사람에게 들었다.
결혼했다가 헤어지고 혼자라고.
결혼했다던 소식을 들었었을 때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랬다.
가까운 지인을 통해 연결됐다고 들었고
뭐랄까.
이건 나의 착각이겠지만
친구들도 말하길 그 상대가 나를 닮았지만
나와 사상이 다른 사람이었다고들.
나는 결혼하더라도 일을 계속 하길 원했고
회사에서 출장을 보낸다면 가겠다고 했었지.
그는 결혼 후엔 본인이 외벌이를 하고 내가 가정에 전념하길 원했고.
그런 생각들부터 그와 나는 애초에 다른 길을 갈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도 애정어린 마음으로 그의 모든 갈 길을 응원하고 있지만
아닌 건 확실하게 아닌 거니까.
애초부터 알았고 내 친한 친구들도 알았었다.
그는 네 짝이 아니야 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인간으로서 친구로서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기에
바로 정리하지는 못했었는데.
지금도 나는 그렇다.
내가 길게 알아왔고 적어도 그 사람을 안다, 라고 생각할 땐
그 사람을 사람으로서 좋아하고 응원하고
지금도 이성으로서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끌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딪혀보았고 아닌 점도 깨달았기 때문에
이어질 수는 없다는 것도 확실하게 안다.
내가 좋아하던, 지금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하든 아니든과는 상관없이.
행복하렴.
내가 그렇듯이.
이런 맘은 좀 이기적인가 라고 생각도 하긴 한다.
내가 현재 불행했어도 상대가 행복하길 바랄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현재 짝을 만나지 않았다면
같은 철학적 어둠에 물들어있었을까?
답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난 아주 오래전부터 내 주변 모두의 행복을 바래왔고
지금도 늘 그렇고
그런 모습을 볼 때 같이 행복해져서 좋았다.
지금도 내 주변의 사람들이 행복해 할 때 행복감이 배가 되고
내 삶도 같이 더 더욱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예전엔 깊이 깊이. 아주 깊게 생각하고 성찰하는 것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다 떨쳐버리고 어쨌든 주어진 날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통제감을 갖고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어른스러운 일이라 느낀다.
적어도 어떤 것의 탓도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스스로가 진다는 것이니까.
내일도 좋은 일만 일어나길.
또 그럴거라 믿는다.
내가 좋아하는,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도 좋은 일만 일어나길.
그렇지 않아도 잘 일어나는 회복탄력성을 갖길.
내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