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끄적

왜 이렇게 마음이 텅 빈 것 같을까.
그렇구나. 가는구나.
애초에 훅 다가오지도, 친한 척 하지도,
남들은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을 알아보고 칭찬하지도 말지.
살갑게 이름 부르지도, 볼 때마다 말 걸지도, 매번 관심주지도 말지.
라곤 하지만 사실 그런 게 많이 고마웠음.
내가 바라는 방향의 이상적인 나를 찾아내고 알아봐주고
그걸 끌어내도록 많은 관심을 주고 칭찬해 준,
그 곳에서 만난 단 두 사람.
분명 나랑 안맞는 것도 많았을텐데도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늘 일관성 있게 관심을 가져주며
날 대해줬던 두 사람. 그 일관성을 높이 생각해.
단기간이나 한 두번 잘하는 것은 쉽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 보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건 너무 잘 알거든.
상대도 사람이고 상처도 받을텐데
그런데도 매번 잊은 듯이 다시 다가와주기 쉽지 않다는 거.
나도 모르게 난 사람을 대할 때 상처를 준다는 거 잘 알거든.
괜찮고 멋지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면서도
그걸 표현할만큼 가깝다 생각하지 않으면 표현하지도 않고.
오히려 시험하는 것처럼 차갑게 대해버리기 일쑤.
그런 건 표현 해줘야만 아는건데 그걸 말로 하기가 부끄럽다고
인간적으로 다가가지도 않고 딱 사회적 위치만큼 대하고.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꾸준하게 상냥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누군가 긴 기간 나에게 일관성 있게 상냥하다면
그 사람은 누가봐도 멋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알아.
그러면서도 난 누가 날 떠나는 것에 대해 트라우마라도 있는건가.
간다고 하면 일부러라도 정을 떼거나
아니면 그걸 안 순간부터 마음을 주지 말아야지 생각하는데.
떠난다고 그 사람이 나쁜 게 아닌데.
그리고 반드시 내가 싫어서 가는 것도 아닌데.
간다고 듣자마자 순간, 언젠가 간다는 건 알고있었는데도
이렇게 빨리 가나 싶어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영원한 건 없잖아. 알고 있는데 왜.
알면서 너무 잘 알면서 왜 항상 내심 기대하고 또 실망할까.
스치는 인연에 정 주기 싫다. 스칠거면 날 알아봐주지 말지.
그렇지만 동시에 스치더라도 그 사람을 깊이 알고싶고
또 현재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보고도 싶다
그런데 보통 늘 가슴보다 머리가 이기지
아마 난 이번에도 아무 말 없이 보내줄 것 같다
잘 가고 행복을 찾길
나는 제대로 관심을 표현하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꾸준히 긴 기간 동안 관심을 줘서 감사했어요.
먼저 다가와주고, 칭찬해주고 때로는 따끔한 말도 해주고
사실적인 조언도 해주고,
남들은 다 내가 괜찮은 줄 알 때도 나의 빈틈을 도와주고,
가끔은 한계까지 몰아서 도파민 분비도 시켜주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가까워지게 도와준 것도 감사합니다.
나도 좀 더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고 그걸 표현해서
상대가 가진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게 돕는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다.
좋은 영향을 주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