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나를 enfp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정이 많아보이고 사람들과 가깝고 댕댕이처럼 보이나보다.
요즘 한국에서 MBTI 물어보는 게 유행인지
여기로 온 한국인들도 나에게 무조건 거의 90퍼는 MBTI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본다.
뭘로 보이냐고 물어보면 한 번에 맞추는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었고
다들 내가 enfp 타입인 것 같다고 했다
또 안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초반에 나에게 배려 많고 따뜻하다며
F라고 멋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좀 지내도 상대쪽에서 내 역치를 넘어서지만 않으면
난 예의있게 다정하게 대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T같지 않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물론 그러다가 날 호구로 생각하는건지
선 넘는 행동 하거나 날 지 맘대로 휘두르려 하거나
편한대로 부려먹으려 하고 명령하고 그러는 순간
나는 180도 돌변해서 할 말은 딱 하기 때문에
한 번 선을 막 넘어왔던 사람도
그 때부터는 조심하고 내 선을 지켜주는 것 같다
잘 대해줄 때 잘 대하는 사람을 난 존중하고
착하게 굴 때 바보로 보는 사람을 난 존중하지 않고
그런 사람에게 내 맘대로 나 편한대로 대한다
애초에 난 너무 가까운 인간관계를 기피하는 편이라
나에게 누가 실망하더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주는 게 좋다)
그리고 전에 심심해서 해봤던 mbti 소개팅
상황 테스트 그런 거에서도
내가 상대에게 첫 인상이 enfp로 보인다고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그래서 깨달았다
아 내가 쓰는 첫 인상 페르소나는 enfp구나 하고
안타깝게도 난 enfp타입처럼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싫은 것도 아니고.
그냥 아 사람이구나, 사람이니? 하는 정도.
상대에 대해 궁금한 거 자체가 별로 없어서 할 말도 사실 별로 없다.
말을 걸고 농담하고 가까이 가는 것도
친해지겠다는 생각보다는
굳이 거슬리게 하거나 튀어봤자 좋을 것 없고
사람들은 자신을 안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느껴지면
괜히 나쁜 짓을 하지 않는데도 적대감을 갖거나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괜한 오해로 싫어하는 것처럼은 안보이려고 하는 거.
그래서 특정 장소나 어울리는 그 공간에서는 친하게 어울려도
사적인 공간이나 시간에 어울리자고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사적인 공간이나 시간에 놀자고 꼬실 때도 있는데
그건 상대가 성격이 괜찮고 쿨하고 날 귀찮게 하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한 사람이구나
교류해서 저 사람의 세계를 더 알아보고 싶다, 하고
호기심이 생겼을 때고.
그리고 언제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자면
어울려 놀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혼자 있는게 맘이 편하다보니
사람들도 어느 순간엔 그걸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함.
처음엔 아무래도 같이 일을 해야만 하거나
상당기간 같이 지내야만 하는 상대라면
상대에 대해 알면 좋고 충돌 없이 맞춰가기 좋으니
미리 물어봐두는 것이나 라포 형성을 해놓는 편인데
뭐 물론 코드가 전혀 안 맞거나
내가 볼 때 전혀 맘에 안 들거나
일을 더럽게 못하거나
내가 예의있게 대하는데 예의없이 대하는 상대라면
아예 다가가지도 않고 말도 안 걸고 필요한 업무 전달만 하겠지.
거기에 안속하고 중간만 가도
난 보통 먼저 인사하고 업무 얘기로 스몰토크도 하고 그러는 편
물론 안 지 좀 오래 되서 굳이 라포형성을 안 해도
서로 왠만큼 좀 안다 싶으면 할 말도 없고
인사 외엔 굳이 필요없는 말이나 대화는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사람에게 정이 없을까?
intp이라서는 답이 될 수 없다
그건 축적되서 형성된 것의 결과물인거지
원인이 아니니까.
문득 생각난 것은
내가 어릴 적 나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졌다고 생각한 것들을
쉽게 잃었던 기억이 있다.
뭐랄까.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난 내가 가져야겠다 생각하면 무조건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난 내가 반드시 갖고 싶다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그걸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병아리, 강아지, 뭐 그런 생물 류?
혹은 사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주면
떠나버리거나 강제로 분리당하거나
죽어버린다거나 사고를 당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떠나보낸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인가
가지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가져봤자 잃거나 뺏길 수 있는 건 갖지 말자 라고.
내가 붙잡고 지켜낼 수 있는, 그런 관계에만 노력하자고.
그러니 지켜낼 수 없는 관계라면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것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둬야지.
인간관계도 그런 류의 하나인 것 같다
믿음을 주거나 기대를 갖는 순간 빼앗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믿음을 주지도 기대를 갖지도 않게 된 것 같다
내가 intp이라고 답을 얘기해주면
그 중의 몇몇은 도저히 그게 이해가 안되거나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이 드는지
확인 질문을 해온다
정말 혼자가 편하냐, 혼자 하는 걸 즐기냐,
그런 경험들이 많냐, 등등...
본인들의 머릿속에 인팁은 사람들과 잘 못 어울리고
겉돌고 혼자있기 좋아하고 아싸 뭐 이런 고정관념이 있나본데
본인들이 보기에 난 사람들하고 무난하게 어울리고
같이 있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고,
인간관계에서의 대처도 나쁘지 않게 하고
리액션도 꽤 요란하게 해주는 편이니
못 믿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근데 저 위의 행동들은 학습을 통해 쌓인 결과물인거지
20대 초반의 나는 딱 스테레오 타입 그대로였지.
그리고 저것들도 결국은 생존을 위한 습관화 된 페르소나라서
깊게 1:1의 관계로 들어가려고 보면
내 마음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없다는 것에 놀라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그렇게 있어도 외롭지 않냐고 물어본다
근데 난 외로움보다 귀찮음을 더 크게 느낀다
외로움이 20이면 귀찮음이 60이상이라 귀찮음이 늘 이김
그리고 더 큰 파트는 사실 집에서 할 거 없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내 눈엔 프로젝트지만 남들 눈엔 쓸데없는 짓 일 수 있음 ㅋㅋ)가 있어서
이런 건 누가 봐도 그걸 왜 해? 할 만한 것들이 많아서
남들에게 이런 걸 하고 있어 라고 말도 못하고
아니 굳이 말해서 남들이 이러쿵저러쿵 나만의 일에 의견을 주는 것 자체가 싫어서 말을 안하는데 거기 몰두하기에 바쁨
뭐 예를 들면 로또 당첨 숫자 분석해보기,
파워볼 기존 자주나온 번호들 조합 및 어플 돌려 랜덤 생성
9개의 블로그 중에 방치해 놓은 블로그 몇 개를 재개편해서
쓸모있는 쪽으로 카테고리 및 포스팅 바꾸고 관리하기
죽어가는 부추 햇빛 잘 받는 곳에 옮기고 용기도 큰 곳으로 갈아주기
좋아하는 책 줄 그으면서 보고 줄 그은 부분 요약 정리하기 등등
나름 해야할 일들의 목록이 길다.
근데 남들이 참견하는 얘긴 굳이 듣고 싶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쨌든 해야됨.
나는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편하고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몽글몽글하고 무해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아하고
혹은 같은 취미나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도움되니까 이왕 하는 김에 같이 하는 것도 좋아함
또 이건 최근 발견한 거긴 한데
사람들은 겉으론 그래보이지 않을지언정
남이 본인에게 따뜻한 말을 걸어주고 인사를 해주면
행복해하고 즐거워진다
아 물론 말을 걸거나 인사를 해주는 사람은 무조건 청결해야되고
말 거는 것에 있어서 바라는 것이 있어선 안된다.
그래 보여서도 안된다. 피해를 줄 것 같은 사람은 안된다.
개인의 영역을 너무 가깝게 침범하는 사람도 안된다
뭐 예를 들어 나에게 집착하는 스토커라든가
그런 경우면 좀 싫겠지
말을 걸고 뭔가를 달라고 할 것 같은 사람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그리고 더럽거나 보자마자 눈쌀 찌푸려지는 사람이 말을 걸어도 혹시 본인이 입을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좋게 보일리는 없다.
암튼 이런 경우가 아닌 이상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말을 걸어와주길 바라고
그럴 때 행복해진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걸 알고 나서는 내 주변의 무해한 사람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행복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길 바라는 맘으로
가능한한 종종 보이는대로 말을 걸거나 웃겨주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그들과 개인적으로 친해지는 건 또 별개의 일이다
집에선 혼자 있고 싶고 집에서 할 일이 많아서
같이 놀러가거나 할 시간은 제한적이니까
사람들에게 자주 말을 거는 그런 모습을 처음으로 본 만난지 얼마 안되는 사람은 내가 관계지향적인 사람일거라 생각하나보다
난 10대때부터 한 번도 유형이 바뀐 적이 없다.
아 우울증 엄청 심하게 오고
삶의 의욕이 바닥을 쳤을 때? 아주 무기력할 때
그 때는 istp가 나왔었지만
지금까지 정식 검사 5번 중에 그 때 1번만 istp
나머지는 모두 intp이었다
근데 그 때 istp 나온 것도 난 이유를 알 것 같은게.
그 당시 난 슬럼프여서 나 스스로를 모르겠더라고.
나란 인간이 뭘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도.
난 모르겠다~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거면 어떠고 저거면 어떠냐 하는 생각?
그래서 문항에서 중립이 있었을 때 대부분 중립으로 넣었는데
그랬더니 istp가 나왔던 거.
인터넷 검사였던 16퍼스널리티에서는
intj가 나온 적도 있고
intp a가 나오기도 하고 하는데
정식 검사가 신뢰도가 더 높다고 본다.
intp상태일 때 난 가장 맘이 편하고 나 스스로가 좋다
또 불안하지도 않고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강박도 없고
삶의 의욕도 있고 목표도 있고 매일매일이 즐겁다
살아있어서 즐겁고 재밌다, 는 걸 느낀다
그렇다고 나를 intp에 맞추지도 않는다.
intp은 내향적이고 막 혼자 사색하고 조용하고 그런 편견?
그런 스테레오 타입들이 많은데
난 처음 만나는 사람들하고도 잘 지낼 때가 많고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시끄럽고
내 방은 엄청 깔끔하진 않아도 제법 깔끔하게 정리되어있고
업무는 빠릿빠릿 처리하는 게 기분이 좋고
우울함은 개나 줘, 발랄하고 활동적이고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에 있어도 즐길 수 있고 재밌음
다만.
역시나 인팁인가 싶을 때는.
소셜모임 같은 곳에서 모든 사람들과 의무적으로
어떤 재미없는 대화를 굳이 해야만 할 때.
... 아... 생각만 해도 현타오네.
특히 아직 덜 친하거나 내가 잘 모르고 파악이 안 된 사람과
친한 척 굴어야 하는 상황 같은 그런 거.
아님 친구의 친구들 모임에 따라가서
거기 끼어서 친구는 다른 친구랑 얘기하는데
난 친구의 또 다른 친구와 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든가.
근데 이 친구가 나랑 관심사 맞으면 그 날 베프되는건데
관심사가 명품백, 화장품, 옷 쇼핑, 화장법, 구두, 머리스타일
..... 이러면 ... 나 집에 갈래.
암튼 난 내가 뭔가에 정을 붙이거나 하려고 할 때
꼭 그러기 전에 그 대상을 잃었다든가
상실을 겪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가 뭔가에 정을 주거나 맘 붙이는 것 자체가
어느 순간 아예 잘 안되게 되어서.
아주 오랜 기간 옆에 붙어있는 존재가 아닌 이상은
맘을 주고 싶어도 그게 안된다.
그래서인가 옆에 있다가 사라져도,
아 역시 너도 갔구나? 싶고 바로 잊어버리고.
그럴 줄 알았어 하고 아쉬운 거 1도 없고.
이런 내가 싫다거나 그렇진 않다.
왜냐면 떠난 상대에게도 내가 그닥 중요한 사람은 아니었을테니
그래서 갔을테니까.
그런데 인팁들 동물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착하다고들 하는데
동물들은 무조건 맘을 주잖아.
내가 좋아하면 나를 좋아해주고
떠나갔어도 내가 싫어서거나 나에 대한 맘이 없어서가 아닌거니까.
그게 너무 확실하니까
동물이 사라지거나 떠나는 경우엔 마음에 죄책감도 들고 미안하다
그래서인가 동물들에겐 무조건 정이나 맘이 가는데
사람에겐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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