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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끄적거림

당신이 말하는 말들이 곧 당신 자신이다

by J_the NT 2022. 9. 3.

보수가 좋은 다른 노가다 일을 구하면서 일주일 중 하루만 일하게 된 마사지 샵.


노가다로 하루에 30씩 벌고, 따로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어도 몇 시간이면 20-30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마사지 샵에 나가고 싶진 않지만,
예전에 학생비자일 때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데 날 써줘서 학비를 충당할 수 있게 해줬던 고마움이 남아서 지금도 귀찮지만 도와 달라고 하면 늦잠을 자면서도 어쨌든 가긴 간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여자 남자 두 명의 손님들의 굽은 등을 펴드리고 뿌듯하게 퇴근하는데, 광장에서 왠 40대 후반처럼 보이는 대략 키 150-160사이의 동아시아계로 보이는, 아마 중국인 같았던, 허름하게 옷을 입은 어떤 남자가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내 근처로 접근하듯 지나치면서 조그맣게 말했다.

"Slut"


소위 몸 파는 여자, 창녀, 걸레 등의 뉘앙스로 사용하는 단어다.



기분 탓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다가오던 표정 및 자세 등을 생각해보면 전혀 아닌 것 같지도 않고.

같은 샵의 중국인 J에게 예전에 들었는데 중국에서는 마사지 샵에서 보통 성욕까지 해결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마 중국인이면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 싶고

혹은 난 결혼을 해서 반지를 끼고 다니는데 그걸 보고,
같은 아시안으로서 뭔가 몸 팔아서 비자를 쉽게 얻었나 괜히 본인의 힘든 인생에 빡쳐서 그걸 나한테 화풀이 했나 싶기도 하고.


그냥 든 생각은,
영어가 얼마나 짧으면 굳이 가까이 접근해서 지나가며 그 한 마디 힘들게 내뱉고 지나갔을까.
나도 영어 여전히 서툴지만 남한테 욕하려고 굳이 단어 하나 뱉는 정도는 아니다.


자기가 말하는 말들은 결국 자기 자신의 생각이고,
자기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낼 뿐이다.

남을 향해 뱉었는지는 몰라도 그 말이 어떤 말이든
결국 자기자신을 표현하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남에게 보여줄 뿐이다.
내 글 역시 마찬가지겠지.


남들의 말과 글을 접하게 될 때마다 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느끼고 알게된다.


오늘 같은 날도 난 그냥 기분 탓이겠지 하고 넘겨버리면 될 일이지만
그 사람은 마음에 맺힌 걸 그 한 마디로 풀었다고 생각할까?
난 그냥 무시했고, 그 사람은 쌓이는 것이 늘었을 뿐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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