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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MBTI-INTP

인팁의 빡침과 귀차니즘

by J_the NT 2023. 12. 6.

오늘 황당한(?) 일이 있었다

퇴근 때 회사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중이었다.
내 차는 이미 빠져서 드라이브로 직진만 하면 되는 상태였는데
다른 사람 차가 후진을 해서 차를 빼려고 하면서
내 차 옆면을 박은거다.


난 뭐 차가 엄청 고가도 아닐 뿐더러
차를 좀 막 타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또 이번 일은 분명 내 잘못도 아니고
백미러 확인도 안하고 냅다 차 빼려다 내 차 박은 그 쪽 잘못이고
난 이미 모자 다 쓰고 선글라스도 끼고 벨트도 매고
기어도 다 출발모드라
바로 출발할 준비가 다 된 상태였지만

박혔는데도 그냥 귀찮다고 가버리면 왠지
내가 잘못한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그냥
딱 그 자리에 멈춰서 상대가 확인하라고,

왜냐면 박은 위치가 내 운전석에서 창문 열면
바로 볼 수 있는 뒷좌석 문쪽이고 별 데미지는 없어보여서
상대가 오려고 내리길래 창문만 열고 기다렸다



잘못은 분명 상대가 한 거고 난 피해자 입장이지만
그래도 상대도 놀랐겠지 싶어서
매너상 괜찮으시냐고 물었더니
대뜸하는 말이


뭐 괜찮네! 전혀 티도 안나네.



이게 첫 마디였다.
아니
미쳤나
개념 상실했나
지금 상황이 제대로 머리에 안들어오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미안하다, 보험처리 해줄까를
물어보는 게 보통이다.
딱 저 말 듣자마자 이 놈은 미친놈이구나 생각했음.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긴 했는데
그래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
그걸 그 나이 처먹고 구분을 못해?




말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내 차 박았어도 화난 거 없었고
괜찮냐 물으면 걍 괜찮다고 집에 가야지 했는데
저 말을 듣는 순간 빡침이 확 올라옴.


뭔가 비상식적인 언행을 딱 듣는 순간,
혹은 말이 안되는 문장을 보는 순간,
이런 순간들에서는 분노지수가가 진짜 급격하게 확 상승해버린다.



미안하다고 해도 트집 잡아서 보험사 부르라고 할 수도 있는건데
미안하단 말 한마디도 없고


괜찮네!
(네?????? 님 정신 괜찮으세요?)



괜찮어?
너는 남이 니 차 냅다 후진해서 박으면 괜찮냐?
데미지 없으면 박힌 느낌이 쾅 나도 괜찮음?
진짜 미친건가 노망난건가.


나이고 뭐고 그 말 딱 듣는 순간에
바로 안전벨트 맨 거 귀찮아도 다 풀고 내려서
한바탕 붙고 싶은 마음이 확 올라왔었는데



일터에서 계속 보는 사이고
또 후. 나이도 아주 60넘은 지긋한 사람이고(분이라고 말하기 아깝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 자리에 더 있고 싶지도 않았고
뜨겁고 졸리고 빨리 집에나 가고 싶었고
데미지가 일단 미미하고 찌그러진 데는 없어서
그 정도로 지랄을 하며 에너지를 써도 비효율적이고
들인 시간 노력 대비 얻을 것도 없고
내 시간 내 노력만 낭비라는 생각이 듦.



그래서 매우 빡치고
내려서
앞으로 주의해서 좀 봐가면서 빼라고 한 마디 하고 싶었으나
귀찮음으로 손만 흔들고 걍 출발했음.



속으로 그 생각했음.
내가 내 드림카 비싼 거 타고 있었으면 넌 오늘 디진 거였다.
그런 차였으면 지랄지랄해서라도 보험사 탈탈 털어줄텐데.


이럴 때 스스로 생각하길
인팁은 성격이 좀 지랄맞고 더러운 구석이 있는 것 같음.
나만이 아니라 다른 인팁들을 봐도
스스로 착하다고 말하는 인팁은 없음.

아마 본인이 속에 생각하는 생각이 어떤 건지
상황과 지랄했을 때 얻어낼 수 있는 것의 가치에 따라
얼마나 개차반의 사악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일거임.


실제로 얻어낼 게 있고 그래야만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온갖 진상짓을 한 적도 있음.
물론 상식 선 내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가 안 나서면 고쳐지지 않을 것들을 위해서는
나쁜놈처럼 보이거나 욕먹는 것에 전혀 거리낌 없음.



근데 참.ㅋ 오늘같은, 방귀뀐 놈이 성내는?,
아니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괜찮네를 지가 외치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선 개 빡치긴 하지만
나서서 나올 효율을 생각하면 급 귀찮아서
다 괜찮아괜찮아~이렇게 보일 수도 있게
쉽게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는 거.




다시 생각해도 빡치긴 하네.
아니 지가 뭔데 괜찮아~
아니 그 말은 내가 하는거지 지가 할 때가 아니지.
피해자인 내가 괜찮아야지 가해자인 본인이 보기에 괜찮으면
그게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원시시대나 법 없는 세상이었음 잡아다가
밤새 고문하면서 정신교육 시켜주고 싶다는
동물적인 잔인한 충동을 잠깐 느끼게 한 그 노인네.
머릿속에서는 넌 이미 토막나서 시멘트 담은 드럼통에 묻혀서
강에 던져졌다 ㅡ ㅡ



예의상 상식적인 답으로만 말했어도
어이없어서 빡치진 않았을텐데.
걍 입 처다물고 있지 입을 열어서 매를 버냐.
언젠가 저러다 콱 차 사고 나서 폐차되라.
화내는 것도 에너지 아깝네.



그나저나 주차 자리를 옮길까.
예전엔 없었는데 최근 자꾸 그 자리 종종 보이시는 거 같은데
죵네 이제 볼 때마다 거슬릴 듯.


아까 그 상황이 머릿속에 사진처럼 팍 들어와서
외우려고 한 것도 아니고 보려고 본 것도 아닌데
그 차 번호판 앞 번호가 이미지로 자꾸 떠오르는데
다음번에 보이면 바로 자리를 옮기든가 해야겠다
별로 엮이고 싶지 않아


차도 거지같던데 나중에 또 박아서
데미지가 생겨도 나올 것도 없어보이고
미리 조심해야지.



암튼 인팁은 남들이 지랄거리고 화낼만한 일을
의외로 쿨하게(?) 넘어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게 그냥 쿨한 게 아니라
에너지를 쓸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그냥 넘기냐 지랄하냐로 나뉘는 것 같다



힘써봤자 그럴 가치가 없는 곳엔
안 그래도 에너지가 딸려서 낭비하지 않는 편.



-----


걍 주차 자리 옮김.
일부러 주차하기 어려운 자리로 고름.
남의 차 함부로 박는 저런 운전실력인 사람은
아예 주차할 엄두도 못 낼 자리로 골랐음.
예상대로 절대 근처 주차자리조차 안 옴.
맘 편하고 서로 볼 일 없어서 좋다.



옮긴 주차자리 쪽엔 고정적으로 대는 차 2-3대 밖에 없어서
개편하고 좋음.


그나저나 계속 일터에선 보이지만 요즘 그 차는 안 보이던데
진짜 사고나서 차 바꾼건가?
하긴 그 운전 실력이면 놀랍지도 않긴한데.
암튼 안 마주치니 신경 쓸 필요 없지뭐.



인팁은 남들이 빡칠만한 상황 그 자체에는 잘 안 빡친다.
예를 들어 누가 내 차를 박았다든가.
그 자체는 괜찮고 뒷 수습을 제대로 하면
그 사건 자체에 감정이 흔들리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보다는 상황에서 상대가 비상식적인 말, 상식없는 행동,
기본 예의를 모르는 듯한, 못 배운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상황에서 갑자기 빡이 친다.



저건 인간이 아니다, 저 정도의 기본도 못 배워처먹었다니,
이런 생각이 들면 진짜 사회적 시스템과
상대의 부모에게 빡치고 상대는 불쌍한거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피해를 버젓이 주고
자기 잘못을 알지도 못하며 뻔뻔하게 행동하는 것을
그냥 봐 줄 생각도 별로 없다



근데 귀차니즘이 동시에 발동되기 때문에.
내가 지랄거려서 얻어낼 것이 확실한 경우라면
끝까지 지랄거려서 얻어낼 것을 얻어내고
상대에게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과 결과가 뭔지를 알려준다.



근데 별로 얻어낼 것이 없는데
내 시간과 노력만 더 쓰게 될 것 같으면
빠르게 포기하고 털어내는 편.


에너지를 들여서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을 많이 보기 때문에
효율 떨어지는 일엔 굳이 감정 낭비 하지 않는다
비상식적인 상대에 대해 화는 났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 자체에
내 시간이 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미친 인간들은 어차피 바뀌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 귀차니즘이 없는 똑같은 미친놈을 만나면
아주 호되게 당하는 것이 불문율이라서.
그냥 둬도 그 인간 스스로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기더라고.
물론 그래도 깨닫진 못하고 억울하게 당했다 생각하겠지만.



미친놈은 미친놈이 참교육시키게 냅둬야지
안 미친 내가 그런 미친놈을 상대하는 건 내 시간만 낭비임.



다만.
그 미친놈이 상황상 어떤 시스템이나 체계에 소속되어있고
그 시스템이나 체계로 확실하게 통제할 수가 있다면
적은 노력으로도 그 상대에게 데미지 주는 것이 가능함.
그런 때라면 그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나도 미친놈이 되(는 척이라도 하)길 망설이지 않음.



겉으론 평온해보일지 몰라도
인팁은 몰상식한 상황에선 잘 빡침.
그러나 귀찮음으로 인해
상황에서 나올 손익을 빨리 판단하고
빨리 털어내거나 끝까지 지랄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함.



인팁의 귀차니즘은 효율성에서 나옴.
그러니 만약 누굴 만나는 일이 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면 귀찮아도 무조건 나옴.
활동 1이 있고 활동 2가 있을 때도,
1과 2 중 나에게 더 효율적이라 생각되는 것을 고름.



예를 들면 수입원이 한 군데 밖에 없을 때고 그게 충분치 않다면
또 그 수입원이 되는 일에 꽂혀있고 재밌다고 느끼고
딱히 그 시간에 다른 할 일이 없다면
거기서 토요일에 연장근무를 할거냐 하면 바로 응함.


근데 만약 비싼 차를 끌고, 거기 출근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인데
혹시라도 내 차가 상할 위험보다
출근해서 얻을 이익이 확실하게 큰 게 아니라면
또 다른 수입원도 있다면
토요일에 연장 근무에 응할 확률은 아주 낮아지게 됨.



이런 식으로 인팁을 움직일 수 있음.
1이라는 활동을 하는 것이 2라는 활동보다 낫다,
이러이런면에서 효율적이고 1을 선택했을 때 2를 선택하는 것에 비해 손해도 없고 이런 게 더 좋다를 어필할 수 있다면
인팁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가 있게됨.




효율성, 귀차니즘은 어떻게 보면 인팁을 움직이는 키 일지도.
엔티제가 이런 걸로 인팁 조련을 좀 잘 하는 듯;; 무서운 분들.



엔티제 상사 만났을 때
내가 일 빨리 끝내고 놀면 늘 새로운 도전 업무를 주면서
이거 좀 이렇게 해놓을래?
이러는데 아예 안해봤던거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처음 하는거.
그러면 처음엔 기존 지식을 요래저래 응용해보려 하다가
마지막 키 하나를 두고 안 풀릴 때 굴욕의 sos를 치게 됨.


근데 이 상황이 새롭고 넘 재밌기 때문에
일을 한다는 것보다 노는 느낌이고
또 할 일이 없어서 딴짓하고 놀던 것보다
이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더 재밌고
배워두는 것이 효율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팁은 혼자서 불타서 일에 집중함.
누가 감시 안하고 안 시켜도 그냥 그걸 즐김.


이런 식으로 빡침도 이용이 가능한데.
그걸로 인팁이 남들 하기 어려어하는 일에 대해 총대메개 할 수 있는데 그건 굳이 여기 언급하진 않겠음 ㅋ
안그래도 빡치는 일이 생기는데 더 빡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근데 아마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잘 쓰고 있을 듯.
엔티제 중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라든가
가끔 엣티제 중에도 머리 좋은 사람들은
그걸 잘 이용하드만 ㅡ ㅡ



여기서 포인트?
이렇게 본인을 잘 다루고 그걸 지능적으로 잘 쓸 줄 아는 사람을 만난 경우, 인팁은 상대가 날 이렇게 잘 조종한다는 것에 놀라고 감탄하고 존경을 하지, 그걸 나쁘게 보지 않음.


내가 조금 피곤해지거나 휘둘리긴 해도
궁극적으로 내가 그걸 따랐을 때
상대에게도 이익이 되고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윈윈을 추구하는 머리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인팁은 순순히 그 사람의 미니언이 되어 존경하고
그 사람을 잘 따르고 충성스러운 개 타입이 될 수도 있음.




근데 애매하게 알면서 조종하려 들거나
본인이 머리 좋은 걸 과시하면서
남에게 금전적 이익을 취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입히든 말든 본인만 생각하는
그런 경우라면 오히려 경멸함.
머리가 좋은편인데 이기적인 사람이라거나
머리를 쓰는데 자꾸 제로섬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똑같이 어떻게 골려줄까를 더 많이 생각함.



그리고 그런 상대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나쁜짓을 하든
양심의 가책이란 걸 아예 지워버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랄까.



남이 어떻게 되든 말든 나만 잘 지내면 돼,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자비란 없음.
상대가 사업이 망하든, 일을 망치든 잘리든
죽든 말든 파산하든 말든 그것도 내 알 바 아닌거임.
이런 사람은 머리가 좋고 똑똑해도
존경심보단 경멸감만 들고


그 똑똑함이란 것도 결국은 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그냥 약삭빠름일 뿐인거라서
그런 사람이 머리를 굴려도 머리가 좋다고 느껴지지도 않음.



인팁이 생각하는 진짜 똑똑한 사람이란
자신의 능력을 써서 문명을 발전시키거나
누군가를 발전시키거나
(예를들면 이렇게 하면 회사 전체가 이익이고 개인의 능력 개발에도 이익이다 라는 근거있는 계산을 한 것을 토대로 개개인을 채찍질로 업무 능력을 발전시킨다든가)
인류의 번영을 위해 그 똑똑함을 쓰거나
혹은 그 똑똑함을 자신을 위해 쓰는데
그게 결국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똑똑함이라든가
(예를 들어 스티브잡스처럼 아이폰을 만들어서 사업을 했다거나 일론머스크처럼 자기 꿈을 쫓아 전기차를 만들고 우주사업을 추진한다든가)
그 경우를 인팁은 똑똑하다고 인정하고 존경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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