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생각이 듦.
왜냐면 어제 애슐리매디슨을 접속해봤을 때도
뭔지 모를 역겨움이랄까.
도덕적 이유가 아니라 그냥, 예쁘지 않은 것들을 볼 때의 불쾌함?
피우자고 맘 먹으면 안될 건 없지만
근데 추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내면의 거부감과 싸워야 한다.
이건 도덕적인 측면이 아니라 이기적인 측면에서
바람을 피울 수가 없다.
우선 '바람 피우는 것'과 '한 눈 파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난 스스로도 인정하길 '한 눈 파는 것'은 종종 한다.
세상에 수많은 매력들이 존재하는데 그 모든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한 눈 파는 것'이란,
길에 지나가다가 매력적인 외모의 이성에게 눈길이 간다든가,
내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농담잡담을 한다든가, 커피를 마신다든가,
등이나 팔을 툭툭 치는 장난 정도를 친다든가,
취미생활을 즐기는 곳에서 매력적인 이성에게 친절을 베푼다든가,
어쩌다 내 짝이 아닌 사람과 딱 한 번 같이 영화를 보러갔다든가 놀러갔다든가, 등등인데, 이건 서운할 수는 있는 일이지만 바람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당연하게도 특정된 한 명 혹은 한 두명과 연속적으로 저런 활동을
이어나간다면 이것은 바람, 이고
내 마음이 견고히 내 짝에 고정되어 있지만 그 상대와 함께 할 수 없는 일들에 한해 같은 상대가 아닌, 상대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일탈 같은 활동이라면 한 눈 파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섹스는 포함하지 않는다.
그건 배우자만을 위한거라고 성경에도 써있으니까.
그리고 바람이란, 고정된 한 두명의 상대와 연속적으로 서로 간의 추억을 쌓는 일을 하거나 내 배우자에게 있던 마음의 일부분 혹은 내 배우자가 마땅히 가졌어야 할 몫(시간이든 물질이든 스킨십이든 대접이든)을 줄이며 그걸 지속적으로 어떤 특정한 다른 상대에게 나눠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저 정의대로의 바람에 대해 왜 내가 불가능한가 하면,
비위가 나빠서...?...
일단 경우를 나눠서 생각해보면
1. 유부남 : 보통 유부남이 멋있는 건 상대가 있다는 여유와 그 상대에 의해 잘 꾸며진 모습 혹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그게 끌리는 점이다. 보통 잘 끌리지도 않긴 하지만 내가 끌린다면, 생긴 것도 멀쩡하고 잘생긴데다 상대를 아끼고 다른 가정에 속해있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가 있는 건데,... 아무리 날 좋아해준다해도 나 때문에 그 상대를 버리고 나를 선택한다? 그 순간 매력이 사라진다. 그냥 상대보다 내가 더 좋다 라고 말하는 순간 내 흥미는 사라질거고, 이 놈도 지조없는 그냥 그런 놈, 이란 생각이 들 뿐이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유부남이란, 절대 나를 선택하지 않을, 완벽한 타인의 가정에 들어맞는 가정적이고 지조있는 남자 뿐이고 그런 유부남은 나를 봐줘선 안된다. 그 순간 그 이미지가 깨지므로 내가 관심없는, 가치가 아주 낮은 부류의 남자가 되어버린다. 난 그렇게 가치가 떨어지는 남자에게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못 느끼니 바람이 성립할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자기 일에 전념하고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고 조금 괜찮게 생긴데다가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가정적인 남자들이기 때문에 나를 꼬시고있다는 게 확실해지는 순간(애매한 선을 타고 헷갈리게 하는 정도는 여전히 매력있게 보일 수는 있으나 고백을 한다든가 같이 자자고 한다거나 연락처를 달라거나 등등 행동을 취하는 순간), 그 이미지와 정반대의 사람인 것이 증명되므로 이미 정뚝떨.
근데 난 좀 사악한 면이 있어서
그 사람이 그렇게 지조 지키면서 선 그어주길 바라면서,
동시에 그 사람이 내게 이성으로서 한 순간이라도
흔들렸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하는 면도 있다.
베스트는 나에게 흔들리긴 해도 지켜야 할 선은 쭉 지키는,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을 부드러운 배려 철벽남 타입이겠지.
사랑이 이뤄진다든가 그런 건 내가 알 바도, 원하는 바도 아니고.
남의 가정 흔드는 건 더더욱 노잼 노관심이고. 오히려 이건 혐오.
결론이 없는 게 더 재밌음. 흐지부지하게 끝나서 뭐야...? 싶은 그런 거.
뭐가 있긴 있었던가? 싶은 거.
음.
서로 기혼인 사람끼는 이런 느낌이랄까.
너는 네 짝을 그렇게 많이 사랑하는구나.
나처럼 자기 짝을 사랑하고 선 지키는 사람을 보게 되어 동질감도 느끼고 그런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그거 아냐. 너나 나나 꽤 매력적인 사람인거? 나도 내 짝을 많이 사랑해. 내 매력에 주목해 준 네 덕분에 나도 내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되어 좋았네. 모두 행쇼!
이게 가장 이상적인 결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의 커플로부터 본받을 점이라든가가 있으면
그걸 우리 커플에 적용해서 관계의 자양분으로 쓴다든가.
입장을 바꿔서 보더라도 다른 여자가 내 짝을 매력적으로 보고
약간 시시덕 거리는 것도 난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 아 물론 내가 안 보는 곳에서만. 나랑 배우자가 같이 있는 눈 앞에서 그러는 건 대놓고 도전장 던지는거고, 결혼이란 사회적 제도의 기본조차 깔보고 함부로 행동할 정도의 개념없음은 매운 맛을 보여줘야지.)
동성을 통해 남자보는 내 안목에 대한 확인도 받을 수 있고,
그 남자가 선택한 것은 결국은 나고,
내 남자가 선을 긋는(개인적 연락 이어가거나 만남 없는)다는 것 자체는 그 여자보단 어쨌든 내 매력을 더 높이 평가하고
또 나를 더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니까.
거기에 더 큰 의의를 둠. 우선 순위만 확실하면.
2. 독신남 : 글쎄. 내 '취향에 맞는' 잘 생기고 멀쩡한 독신남이 왜 날?.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 자체가 낮은데다가 아무리 잘생기고 매력적이어도 초반에만 혹하지, 생각해보면 가정파괴범이고 가정 있고 임자 있는 여자임을 알면서도 접근하는건데 당연히 다른 의도를 더 의심하게되서 맘을 못 열 것 같다. 난 어딜가도 결혼반지를 끼고 다니는데(일터에서 금하는 경우만 빼고) 그리고 결혼한 걸 단 한 번도 감춘 적도 없고. 난 내 남편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고 귀여우니까. 암튼. 뻔히 알고 보이는데 수작을 거는 것 자체가 정상인으로 안 보일 것 같고 그래서 매력을 못 느끼고 이어지지 못할 것 같다. 애초에 독신남보단 기혼남이 더 괜찮은 사람이 많음.(아니 굳이 기혼남을 꼬시고 싶단 얘기가 아니니 흥분 마시길. 객관적/확률적으로 통상 그렇단 얘기.) 그리고 목표가 연애면 미혼남이 우선이겠지만 연애가 아닌 친구엔딩 흐지부지가 목적이라 미혼남 건들면 괜히 귀찮아짐. 기혼인 나는 잃을 게 많지만 미혼은 잃을 게 별로 없어서 막 나오면 답 없음. 안 건드는게 최고.
3. 동성 : ...;;; 글쎄. 굳이...? 예전에 사귀던 남친이 여사친들과 놀아날 때는 마침 날 꼬시는 동성과 키스를 한 적이 있긴 하지만, 내 사람이 지조있는 내 타입 사람이면 굳이 귀찮게 트러블 안 만들 것 같다. 그럴 기회도 거의 없고 뭐. 애초에 남녀 떠나서 취향에 맞는 사람이어야 되는데 거기 맞는 사람 자체가 몇 없음.
고로
얼마 전 괜히 심각하게 고민한 것도 참 의미없는 짓이었다.
바람 상대로 내 타입을 만날 수 있을 리가 없어서
연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0에 수렴하는데
쓸데없이 김칫국은 왜 마셨는지.
그래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고
뭐. 그렇구나 싶은.
'J's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싸가지 없는 걸 매력으로 봐주네? (0) | 2023.07.23 |
---|---|
난 스킨십이 좋다 하지만. (0) | 2023.07.22 |
에스더 페렐의 책을 읽다가 (0) | 2023.07.16 |
거짓말처럼 잠잠해졌다, 마음이. (0) | 2023.07.10 |
바람피우는 사람과 선을 지키는 사람의 차이, 바람의 기준 (0) | 2023.07.08 |
댓글